다양한 현대 스토리지 기술 개발에 사용된 기술은 매우 대단하지만, 일반 시스템 관리자는 이러한 기술을 상세히 알아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은 한가지 사항은 시스템 관리자로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RAM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
이 진부한 문구가 처음엔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운영 체제 설계자들은 RAM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습니다. 한가지 해결책으로 RAM과 보다 느린 스토리지를 병합하여 시스템에 한 개 이상의 RAM이 설치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인 가상 메모리(virtual memory)가 사용되었습니다.
한 가상 어플리케이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어플리케이션의 기계 코드 용량은 10000 바이트라고 가정해봅시다. 또한 데이터 저장 및 입/출력 버퍼에 5000 바이트가 필요하다고 가정합니다. 이러한 경우 이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5000 바이트의 RAM이 필요합니다. 만일 1 바이트라도 부족하다면 이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15000 바이트 요건은 어플리케이션의 주소 공간(address space)이라고 부릅니다. 주소 공간이란 어플리케이션 및 데이터를 모두 저장하는데 필요한 고유 주소의 수를 말합니다. 초창기 컴퓨터에서는 사용 가능한 RAM의 용량이 가장 큰 실행 어플리케이션의 주소 공간 보다 커야만 했으며,그렇지 않으면 어플리케이션이 "메모리 부족" 오류를 내며 실패했습니다.
이후 컴퓨터에서는 오버레이(overlaying:덮어쓰기)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프로그래머가 어플리케이션의 일부분만 기억장치에 올려서 실행하도록 지정할 수 있게하여 메모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코드는 오직 어플리케이션을 초기화를 위해서만 한번 사용된 후 나중에 사용될 코드로 덮어쓰게 됩니다. 오버레이를 사용함으로서 메모리 부족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기는 했지만, 매우 복잡하고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런타임에서 시스템 전반 메모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즉 오버레이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 보다 메모리를 덜 사용하지만, 시스템이 오버레이된 프로그램을 위한 충분한 메모리를 갖추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결국 똑같은 메모리 부족 오류가 발생합니다.
가상 메모리는 어플리케이션의 주소 공간 개념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가상 메모리 운영 체제는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데 얼마나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가에 집중하지 않고 대신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최소 메모리는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계속적으로 찾기 시도합니다.
이전에 설명했던 가상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데 완전한 15000 바이트가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앞서 4.1 절에서 설명했던 메모리 접근은 순차적이고 지역화되어 있다는 내용을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이러한 특성으로 때문에 이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메모리 용량은 15000 바이트 보다 훨씬 적습니다. 단독 기계 명령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메모리 접근 방식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메모리에서 명령을 읽어옵니다.
명령어가 필요로하는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읽어옵니다.
명령이 완료된 후 결과가 메모리에 다시 기록됩니다.
매번 메모리에 접근하는데 필요한 실제 바이트 수는 CPU 아키텍쳐 및 실제 명령어와 데이터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한 명령어를 실행하는데 각 메모리 접근 유형마다 100 바이트의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가정해본다면 이 경우에는 300 바이트가 필요합니다. 즉 어플리케이션의 전체 15000 바이트 주소 공간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메모리 용량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만일 어플리케이션 실행시 필요한 메모리 요건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가 있다면, 어플리케이션의 주소 공간 보다 적은 메모리를 사용하여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한가지 의문점이 남습니다:
만일 어플리케이션의 일부분만 기억장치에 올려진다면, 나머지는 어디에 위치합니까?
이 질문에 대하여 간단히 대답하자면 어플리케이션의 나머지는 디스크에 남습니다. 다시 말하면 디스크가 RAM의 보조 기억장치(backing store)처럼 작동하는 것입니다. 즉 느리고 큰 기억장치 매체가 훨씬 빠르고 작은 기억장치의 "보조"로 작동합니다. 처음에는 RAM 보다 훨씬 느린 디스크 드라이브를 보조로 사용함으로서 성능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어플리케이션의 순차적이고 지역화된 접근 방식을 이용하여 하드 드라이브를 RAM의 보조 기억장치로 사용하면서 발생 가능한 대부분의 성능 관련 문제를 해결가능합니다. 현재 필요하거나 향후 필요할 어플리케이션의 일부분을 필요한만큼 계속 RAM에만 올려 놓려놓도록 가상 메모리 하부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러한 방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빠르고 작은 기억장치를 크고 느린 기억장치와 병합하여 하나의 크고 빠른 기억장치처럼 작동하게 한다는 면에서 캐시와 RAM의 관계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염두해두고 이제 가상 메모리 절차에 대하여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