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실질적인 쟁점이 아니라, 절차에 따르는 쟁점을 처리하는 것이다.
― 다니엘 벨, ``이데올로기의 종언'' 중에서, 1959년
최근에 설계된 GFDL이 만들어진 가장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GNU/FSF가 의도하고 있는 어떠한 자유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양질의 문서 자료를 만들기 위한 기금을 상업 출판사들로부터 조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상업 출판사가 자유 매뉴얼을 출판 및 판매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려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다름 아닌 `무임 승차자'의 문제입니다. 많은 비용과 노력을 기울여서 양질의 문서를 창작하고 출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카피레프트 허가 방식은 누구에게도 복제와 배포 및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매뉴얼의 원시 코드에 해당하는 원고 파일을 이용해서 악의를 가진 출판사가 이를 재출판 해서 판매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체제하에서는 자유 문서나 매뉴얼을 출판하려고 할 상업 출판사가 존재하기 힘들 것입니다.
GFDL은 복제와 개작 및 배포를 허용하는 기존의 카피레프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문서가 책으로 출판되었을 때 최초의 출판사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GNU/FSF의 원천적인 힘인 도덕률에 근거해서 제공합니다. 그것은 바로 책을 출판하고 판매할 출판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문서의 가장 첫 부분에 명시한 뒤에 어떠한 형태로 재배포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결코 그 부분을 삭제하거나 변경할 수 없도록 해서 무임 승차자들에 의한 악의적인 출판 행위가 이루어 질 수 없도록 최대한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저작권자의 이름이 프로그램 안에 명시적으로 포함되는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경우에 있어서 책을 출판하는 것은 출판사이지 저작자 자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GNU Korea는 한빛 미디어와 함께 이러한 방식의 출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GNU Korea는 한빛 미디어의 재정적인 후원을 통해서 GCC 관련 매뉴얼 전부와 Glibc 매뉴얼을 번역하여 2003년 전반기에 출간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있어 번역된 모든 문서들은 GNU 홈페이지를 통해 제한 없이 공개되기 때문에 누구라도 매뉴얼을 다운 받은 뒤에 이를 편집해서 출판 및 판매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기존의 GPL하에서는 이러한 형태로 제3의 출판사에 의한 판매가 이루어질 때 사용할 수 있는 어떠한 견제 수단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GFDL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모든 매뉴얼 안에 영구 삽입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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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문구가 GFDL이 보장하는 ``변경불가부분''으로 설정되면, (가칭) GPP라는 출판사가 GNU 홈페이지를 통해 동일한 내용의 매뉴얼을 다운 받아 출판할 경우에도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 이러한 내용을 변경 없이 그대로 명시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상식에 근거해서 판단할 경우, GFDL로 설정되어 판매되고 있는 매뉴얼을 경쟁적인 관계에 있는 제3의 출판사가 출판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 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GFDL이 만들어진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러한 기능을 포함시키기 위한 것인데, 이는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문서 자료의 창작과 출판에 현실적인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은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물리적으로 생산되어 대규모로 유통된다는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국내에도 많은 출판사들이 GFDL 방식의 출판을 도입해서 자유 소프트웨어를 위한 양질의 문서들을 많이 만들어 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현재 국내에는 도서출판 이후에 의해서 ``디지털은 자유다 - 인터넷과 지적 재산권의 충돌''(IPleft 모임, 2000년)이 GFDL로 출간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GFDL에 따라 IPleft 홈페이지인 http://ip.jinbo.net/digital/에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GFDL이 보장하는 ``변경불가부분''이라는 것은 결국 특정한 문서를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도덕이라는 미명으로 한 출판사에게만 허용해 주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카피레프트는 카피라이트를 파괴하기 위해서 카피라이트의 체계를 반대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카피레프트는 저작권법의 범위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저작권법 밖에서 게릴라 활동을 감행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유 소프트웨어의 체계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전략적 선택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GNU/FSF가 취한 자유 매뉴얼을 위한 전략적 선택은, 치열한 생존 경쟁이 지배하는 출판업계 안에서 자유 매뉴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현실적인 매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GNU 자유 문서 사용 허가서의 한국어 번역문은 다음 사이트를 통해 참고할 수 있습니다. 번역문의 유지 관리를 위해서 이 문서 안에 직접 삽입하는 대신, 링크 정보를 이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