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公衆)의 사업

자연 선택설은, 새로운 변종이 이와 경쟁하게 되는 것보다 우수한 어떤 점이 있음으로써
산출되고 유지되고 있으며 따라서 이보다 혜택이 적은 형태의 절멸은 거의 필연적이라는
신념에 근거한 것이다. 경쟁은 모든 점에 있어서 서로 가장 닮고 있는 형태 간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격렬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만약 새로운 많은 형태가 어느 한 종에서
발달되면 그 종의 가장 가까운 근연의 종, 즉 같은 속의 종은 가장 절멸되기가 쉬운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믿는 바로는, 하나의 종에서 나온 새로운 종의 다수, 즉 새로운
속은 같은 과에 속하는 오래된 속을 몰아내게 된다.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중에서, 1858년

 [FSF 자문 변호사 이벤 모글렌]
Courtesy of Eben Moglen

글: 2001년 4월 9일 이벤 모글렌 <moglen@gnu.org>1
한국어 번역: 2001년 11월 8일 송창훈 <chsong@gnu.org>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장 큰 부문은 머지않아 자유 소프트웨어에 의해 압도적인 비율로 점유될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얼핏 생각해 보면 이것이 납득하기 힘든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조금만 유심히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도대체 어떤 시장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그것은 바로 정부입니다. 정부 기관과 공공 기관의 사무실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공동 구매자입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이들 기관들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공동으로 구입하지 않을 것입니다.2

그렇게 되면 정부는 수십 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으며 전세계 자유 소프트웨어의 품질은 현재보다 월등하게 향상될 것입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기여할 수 있고 어떠한 개인도 소유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독점 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체제가 더욱 확고해 질 것입니다. 우리처럼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전략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것이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 중 하나가 되리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운동이 잘 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정부는 이제 개인 사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의 선택 범위에 자유 소프트웨어를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개인 사업체와는 다른 결정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서버 시장은 이제 더 이상 MS에 의해 지배되지 않습니다. GNU/리눅스는 서버가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작업에 대해 가장 우수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기술적으로 복잡한 사항을 요구하는 과학과 공학 분야의 사용자들이 자유 소프트웨어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데스크탑 또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Gnome과 Gnumeric, StarOffice와 같은 기본적인 데스크탑 기능과 오피스 제품들을 탑재한 자유 소프트웨어 환경은 기존의 MS 윈도우즈 사용자들이 쉽게 OS 환경을 바꾸고 적응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자유 소프트웨어 데스크탑의 대체 범위가 지속적으로 넓어짐에 따라서 엄청날 정도로 많은 정부 대상의 소프트웨어 시장이 자유 소프트웨어 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공공 분야의 사업에서와 비교할 때 놀랄만한 속도입니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자유 소프트웨어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재정과 조세 책임에 대한 압력 때문입니다. 선진국에 있어서 정부를 상대로 한 대부분의 계약 수주는 경쟁적인 입찰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자유 소프트웨어를 채택한 기업들은 시스템을 공급하는데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구입할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OS가 설치된 상태로 공급되어야 하며, MS에 프레미엄을 지불하는 OEM 방식으로 공급되는 윈도우즈 시스템에 비해서 자유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시스템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 없이 구입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정부 기관에게 더욱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3

정부 기관이 자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보건 당국이 보다 싼 일반 의약품을 구입하는 것과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가격이 보다 저렴한 자유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PC를 선택할 것이고 그 결과로 가능한 모든 용도에 자유 소프트웨어가 사용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발생되는 예산 차액은 MS의 주주들에게 이익을 주는 대신 국민들을 위한 보다 실제적인 활동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부가 자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들이 만들게 될 개선점들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부 기관들이 GPL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되고 또한 이를 향상시킨 결과를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배포한다면, 자유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일하는 사람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자유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전세계의 공무원들은 국민에게 봉사할 의무로서 그들이 향상시킨 소프트웨어를 국민에게 되돌릴 것입니다.

자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원칙이 일단 정부의 정책으로 시행되면, 자유 소프트웨어는 더이상 시장 안에서 경쟁자들의 공격에 대한 보호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각국의 정부들은 소유권 없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사회 여론의 가장 핵심적인 세력이 될 것이고, 시장의 참여자들에 의해 제안되는 법률 제도 또한 자유 소프트웨어가 공존할 수 있도록 수정될 것입니다. 일단 정부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된 이후에는 PC 운영체제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로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의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 인터넷 혁명 시대에 있어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적절한 선택으로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단지 억측만은 아닙니다. 정부에 대한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확산은 이미 국제적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회에는 정부로 하여금 적합한 곳에 자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으며, 중국은 정부와 군부에 의해 자유 소프트웨어의 도입을 촉진하는 법령이 공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단지 중앙 정부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유 소프트웨어를 도입함으로써 정부의 모든 단위들이 예산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됨에 따라 지방 자치 단체들의 조달 정책 또한 변하고 있습니다.4

최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선임 부사장이 발언한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공유의 원칙은 미국적 방식5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말에 대해 입법자들은 보다 정확한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단지 그러한 말만을 듣고 추측하기 이전에 입법자들은 그들이 봉사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자유 소프트웨어가 가져올 수 있는 이익에 무엇인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제 열차는 역을 떠났습니다. 수많은 정부 인사들의 말에 근거하면 정부의 정책 중에서 자유 소프트웨어로의 전환은 2001년과 2002년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정부에 의한 자유 소프트웨어의 도입은 자유 소프트웨어의 개념이 놀랍도록 강력하지만 제한된 현상으로서의 모습에서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의 생산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는 것을 입증하는 단계가 될 것입니다. 정부들은 보다 높은 생산성으로 국민에게 막대한 비용 절감을 선사할 수 있고, 이것은 선진 국가에서 왜 자유 소프트웨어가 중요한지를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각주

1. 역자주: 콜럼비아 대학 법과 대학원에 재직 중인 이벤 모글렌(Eben Moglen) 교수는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에 오랫동안 무료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글렌 교수의 글들은 그의 홈페이지 http://moglen.law.columbia.edu를 통해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 문서는 저작권과 사용권에 대한 본 사항을 명시하는 조건에 한해서, 상업적 목적을 포함한 어떠한 정보 매체에 의한 전재나 발췌도 사전 승인없이 무상으로 허용됩니다. 그러나 본문에 대한 수정 및 첨삭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2. 역자주: 한국의 경우에도 현재까지 각급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및 관공서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모두를 조달청에서 일괄 구입한 뒤에 배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행정자치부의 소프트웨어 선정 기준은 http://korea.gnu.org/people/chsong/copyleft/coordinated-guide-1.hwp 문서를 통해 참고할 수 있습니다. 행망용 리눅스 OS의 선정 및 도입에 대해서는 2001년 11월 현재, 리눅스협의회를 중심으로 그 기준이 마련되고 있는 중입니다. (행자부는 2001년 12월 26일자로 하반기 행정업무용 소프트웨어에 리눅스 운영체제를 포함하기로 확정 발표했습니다.)

3. 역자주: 2001년 8월에 행정자치부에 의해서 발간된 ``행정사무정보처리용 다기능사무기기 표준규격''에 의하면 한국의 경우에도 구입할 컴퓨터에 한글 윈도우 98 이상의 OS가 기본적으로 제공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GNU/리눅스는 아직 기본 설치 대상이 아닙니다.) 이 문서의 전문은 다음의 사이트를 통해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http://korea.gnu.org/people/chsong/copyleft/coordinated-guide-2.hwp (이와 관련된 최근 소식으로 2002년 7월 18일자 전자신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달청이 리눅스 운용체계(OS)를 탑재한 행정전산망용PC를 구매해 공공기관에 보급키로 결정함에 따라 리눅스가 행망용PC 시장에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조달청이 행정용품으로 리눅스를 채택한 것은 지난해 말 한컴리눅스의 `한컴리눅스디럭스2.0' OS 패키지에 이어 두 번째지만 리눅스를 탑재한 PC를 행망용PC로 구매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달청 중앙보급창은 최근 `리눅스 탑재 PC 구매방안'을 확정하고 1차로 한컴리눅스의 OS 패키지를 탑재한 1000대의 리눅스PC를 구매해 보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관련, 조달청은 다음달 1일 경쟁입찰을 통해 2개 PC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행망용PC에 획일적으로 MS윈도가 탑재됨에 따라 발생했던 행망용PC의 가격상승 등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것은 물론 윈도PC에 비해 30% 이상 가격이 저렴한 리눅스PC가 정부기관 등에 공급됨으로써 국가 예산절감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행정자치부 행정업무용SW로 서버용 리눅스 OS 제품 3개가 처음 선정되면서 리눅스의 공공기관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리눅스PC 구매 결정 배경에 대해 조달청 중앙보급창 김영우 사무관은 ``행망용PC의 OS가 장기간 MS의 윈도로 한정되면서 최근 윈도98 단종에 따른 가격상승 등 독점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일단 시범적으로 리눅스PC를 구매하고 반응이 좋을 경우 즉시 3000∼5000대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달청은 또 리눅스협의회(회장 신재철)와 최근 공공기관 리눅스 보급 확대를 위한 모임을 갖고 협의회가 이번주중 추가 건의안을 내놓는대로 이를 향후 행정품목 구매 계획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4. 역자주: 2002년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간 열린 ``오라일리 오픈 소스 컨벤션''에서는 세계 각국의 정부에서 도입하기 시작한 오픈 소스 정책에 대한 세션이 마련됐는데, 다음 문서들을 통해 관련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5. 역자주: 여기에 대한 GNU/FSF의 입장은 다음 문서를 통해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http://www.gnu.org/philosophy/gpl-american-wa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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