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관리적인 측면에서 말하는 벤치마크의 의미와는 조금 달리, 컴퓨터 분야에서 사용하는 벤치마크라는 말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비교 평가하기 위해 수행하는 테스트를 말합니다. GPL 벤치마크란, 많은 기업들에 의해 개발 및 재생산되고 있는 GPL 소프트웨어들이 과연 GPL의 기준을 어느 정도로 준수하고 있는가를 가늠해 보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GPL 벤치마크는 벤치마크에 사용된 배포판이나 개별적인 소프트웨어의 성능이나 가격 대비 효용 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GPL로 사용권이 설정된 소프트웨어에 대해 기업들이 어떠한 철학과 접근 방식을 갖고 이를 기업 실무에 적용하고 있는가를 확인해 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유 소프트웨어와 GNU, 리눅스 그리고 공유라는 듣기 좋은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 그들의 기업 활동이 과연 그러한 철학에 기반한 실천적인 것인지 아니면 단지 그 이름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사실 여부를 보다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해서 평가해봄으로써 GNU/FSF가 오랫동안 견지해 온 소프트웨어에 대한 ``자유''의 정신을 상업 환경으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온전히 지켜나가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시도입니다. 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특정 기업이 자유 소프트웨어의 철학적 입장과 목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자유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사업을 하고 있다면, 기업 활동에 GPL을 준수하도록 권유하고 강제하기 위한 활동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 2년 전부터 ``GPL 벤치마크''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토론해 왔었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미루어 오던 중에 국내외에서 GPL 관련 분쟁이 특히 많이 발생한 2001년이 되어서야, 비록 시행착오를 겪게 되더라도 일단 작업을 시작을 하게 되면 보다 짜임새 있고 공정한 기준의 후속 작업들이 이루어 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벤치마크를 시작합니다. 이 작업을 시작으로 많은 질책과 조언이 보태지고 HOWTO 위주의 문서 이외에 GPL과 자유 소프트웨어에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많이 쓰여지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올해는 전반적인 IT 업계의 불황이 심화되어 이러한 글이 오히려 선의를 갖고 있는 기업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또한 없지 않지만, 오히려 모두가 조금씩 더디 가고 있을 때 GPL의 근본 정신에 대해 한번쯤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이번 벤치마크는 벤치마크의 대상이 된 국내 GNU/리눅스 배포판업체에 대한 설문 조사와 2001년 11월 1일 시점에서 한국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GNU/리눅스 배포판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GPL 벤치마크 결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